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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더불어

나 혼자 달리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강당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줄지어 본관 앞으로 나오니 교문으로 향한 길을 따라 의장대가 만든 은빛 터널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꽃다발 사이사이로 부모님들 얼굴이 어른거리고 만국기와 색색가지 풍선들과 바람개비들이 바람을 어우르는 운동장 가득 왁자지껄한 소리들, 선생님들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친구들과 함께 터널 속으로 들어서자 고적대가 신나는 행진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그러자 점점 발걸음들이 빨라졌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와····· 소리를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고 정문까지 길게 이어진 박수 속을 정신없이 내달렸고 정문을 언제 지나쳤는지 모르게 흐릿한 기억 속에서 점점 멀어지던 박수소리가 어느 순..
나 혼자 달리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강당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줄지어 본관 앞으로 나오니 교문으로 향한 길을 따라 의장대가 만든 은빛 터널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꽃다발 사이사이로 부모님들 얼굴이 어른거리고 만국기와 색색가지 풍선들과 바람개비들이 바람을 어우르는 운동장 가득 왁자지껄한 소리들, 선생님들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친구들과 함께 터널 속으로 들어서자 고적대가 신나는 행진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그러자 점점 발걸음들이 빨라졌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와····· 소리를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고 정문까지 길게 이어진 박수 속을 정신없이 내달렸고 정문을 언제 지나쳤는지 모르게 흐릿한 기억 속에서 점점 멀어지던 박수소리가 어느 순간 뚝, 그쳤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같이 달리던 친구들도 박수를 쳐주시던 선생님들도 부모님들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 어느 낯선 길을, 나 혼자 달리고 있었습니다

늘 시에 빚진 마음으로 산다.

십 대 후반부터 시를 써 왔지만
분주한 삶 속에서
시에 전념할 시간이 늘 아쉬웠다.

그래도 꾸준히 시를 쓰려고 애썼다.

1996년에 <작가세계>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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